공황장애(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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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 환자가 된지 <291일차>
월요일에 병원을 다녀온 이후로, 두통이 있었다. 하루이틀쯤 지나면 괜찮아지겠지라고 생각했다. 벌써 6일가량 편두통에 시달리니, 폭풍 검색을 했다. 다행히 수면제랑 같이 복용해도 상관은 없다는 글을 보고, 두통약과 우울증, 수면제를 일단 시간차를 두고 먹었다. 오늘은 운동은 패스~ 오늘은 그러는 게 더 낫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최근 들어 자꾸만 꿈을 꾼다. 무슨 꿈이었는지 기억나지 않는데 너무 불편하고 숨이 막혀와 소리를 지르며, 깬다. 항상 꿈의 연장선상인지 깨어나면 매번 심장이 심하게 요동치고, 숨은 막혀와 공황장애 약을 먹고 다시 잠이 든다. 도대체 뭐가 문제인지 나 자신에게 자꾸만 되물어보게 된다. 최대한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려고 사람들과의 접촉도 최소화 하고 있는데 도대체 어디서 스트레스를..
2024.03.09 -
우울증 환자가 된지 <287일차>
수면제 복용량을 늘려 한 달가량 약을 먹었다. 늘린 약을 먹는 동안은 꿈도 꾸지 않고, 7~8시간가량은 깨지도 않고 잠을 잘 수 있어 좋았는데 인간관계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날이면, 약을 먹어도 어김없이 효과는 없었다. 역시 꽤나 큰 문제는 내 정신인듯하다. 남들은 술을 먹으면 뇌가 정지가 되다는데 나는 되려 활성화가 너무 잘되어 잠도 못 자고, 오래된 기억까지 다 생각이 나서 아예 먹지 않는 게 제정신거강에 도움이 된다는 걸 새삼 느끼고 있다. 기억하기 싫어 숨긴 기억까지도 끄집어 나올 때면 정말 나란 사람에 답이 없다는 걸 깨닫는다. 좋아하는 술도 못 마시고, 우울증약과 수면제로 버티고 있는 이 몇 달이 너무 괴롭니다. 불편하게 만드는 사람도 정리를 하고 나면, 그래도 전부다 바로 좋아질 수 있는 ..
2024.03.05 -
우울증 환자가 된지 <284일차>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계속 짊어지고 있던 인관계를 내려놓고, 시체같이 바닥에 누워만 지냈다. 점점 살은 늘어나고, 몸은 두 배의 등치가 되었다. 더 이상 이렇게 지내고 싶지 않아 졌다. 내가 잘못한 것도 없는데 왜 자꾸 나 자신이 무너져 혼자 울며 버티는 게 너무 싫었다. 어제 전날 약을 먹지 못해 최악이었다. 잠을 자보려고 운동 한 시간을 했지만, 새벽 2시가 되어도 잠은 오지 않고, 결국 고작 3시간 자고 깼다. 약을 먹으면 보통은 한 시간이면 바로 잠이온 다는데 나는 4시간이 걸린다. 그래서 오늘은 약을 미리 먹고, 한 시간 운동하고, 일기를 쓰고 있다. 신기한 건 일기를 쓰다 보면 더 잠이 빨리 온다는 것이다. 내가 움직여야 변화가 생기기에 어제부터 운동을 다시 시작했다. 하루에 한 시간씩 걷기..
2024.03.02 -
<159일차> 우울증 환자의 쓸데없는 글
새벽 4시.. 잠이 오지 않아 글을 글쩍여본다. 최대한 사람 접촉이 없는 주말은 약을 먹지 않으려고 노력 중이다. 그래서 약을 먹지 않았더니, 늦은 시간임에도 불하고, 심하게 잠이 오지 않는다. 이럴 때는 꼭 심장도 심하게 두근거린다. 약을 먹지 않으려고 버티고는 있지만, 아무래도 불안장애약이라도 먹어야 할 거 같다. 약 먹는 기간이 점차 길어지니, 내 주변 사람들은 자꾸만 내게 강요를 한다. 그럴 때면 숨이 막힌다. 그냥 조용히 살고 싶은 게 다였는데.. 원하지 않던 길 위에서 자꾸만 내가 지쳐가고 있다는 게 느껴져 슬프다.
2023.10.29 -
<145일차>우울증 약에 내성이 생긴거 같다.
내일 조금 일찍 일어나려고 저녁 7시에 상당히 일찍 약을 먹었는데.. 아직도 나는 잠을 자지 못하고 있다. 이러다가 점점 더 센 약을 찾게 될까 봐 좀 무섭다. 내 의사와 전혀 다르게 움직이는 뇌 때문에 오늘은 도대체 지금 내가 뭐 하는 건가 그런 생각에 화가 났다가.. 그대로 펑펑 울었다. 난 착한 병에 걸려 사리분별도 못하는 겁 많은 그저 멍청한 쓰레기였다. 매일매일 우울증 약에 찌들어서 그런지 머릿속이 맑지도 않고, 뇌가 녹아내리는 그런 기분이 든다. 확실히 사람들 접속이 없는 날은 불안장애 증상은 발병률이 그나마 덜 한다. 병든 내 머리보다 웃기지도 않게 타인 자체가 나를 죽이는 도구라는 걸 너무 늦게 이 순간에 깨달았다. 모든 흔적을 지우고, 이 세상에.. 애초에 없는 존재처럼 사라지고 싶다. ..
2023.10.15 -
<137일차>우울증 환자의 쓸 때 없는 글
매시간마다 찾아오는 과호흡은 좋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계속해서 의사는 내게 노력해야 한다고 한다. 최대한 약에 의존하지 말고, 이겨내야 한다고 했다. 친구는 내 성향도 모른 체, 사람들도 만나며, 정신없이 바쁘게 살면 자연스레 괜찮아질 것이라고 했다. 모두들 내가 의지가 약한 나약한 그런 사람처럼 말을 했다. 그때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정말 이들은 나를 똑바로 보고 있는 걸까? 자신의 기준에 날 가두고 보는 게 아닐까? 나는 언제나 약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려고 노력했다. 산으로 산책도 다니며, 4시간씩 격한 운동도 해봤다. 또한 정신없이 바쁘게 살면 된다는 말에 정말 잠도 못 자면서 쉬는 날도 없이 미친 듯이 일을 했었다. 하지만, 그 어떤 것도 내게는 도움이 되지 않았다. 되려 이 모든 노력..
2023.1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