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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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 환자 된지 <302일차>
최근 들어 약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져 점점 약의 복용량이 늘었고, 체중도 급격하게 늘었다. 그래서 슬슬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다시 의존도를 낮춰야겠다는 생각에 어제는 수면제와 우울증 약을 먹지 않았다. 역시나 쉽게 잠에 들지 않았다. 향초를 피우고, 불면증에 도움이 된다는 음악도 틀어놓고, 귀마개도 했다. 이상하게 어둠이 깔린 적막감에 숨이 막혔다. 결국 공황장애 약을 두 알을 먹고 겨우 잠이 들었다. 수면제와 우울증 약을 먹지 않는 날은 역시나 꿈을 꾼다. 낯선 사람, 낯선 공간,, 밤새 편하지 못한 꿈,,, 여전히 약을 끊을 수 있는 날이 멀게만 느껴진다. 오늘도 약을 먹지 않고 잠에 들려고 노력 중인데,, 잠이 오지 않아, 끄적여본다.
2024.03.20 -
우울증 환자가 된지 <291일차>
월요일에 병원을 다녀온 이후로, 두통이 있었다. 하루이틀쯤 지나면 괜찮아지겠지라고 생각했다. 벌써 6일가량 편두통에 시달리니, 폭풍 검색을 했다. 다행히 수면제랑 같이 복용해도 상관은 없다는 글을 보고, 두통약과 우울증, 수면제를 일단 시간차를 두고 먹었다. 오늘은 운동은 패스~ 오늘은 그러는 게 더 낫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최근 들어 자꾸만 꿈을 꾼다. 무슨 꿈이었는지 기억나지 않는데 너무 불편하고 숨이 막혀와 소리를 지르며, 깬다. 항상 꿈의 연장선상인지 깨어나면 매번 심장이 심하게 요동치고, 숨은 막혀와 공황장애 약을 먹고 다시 잠이 든다. 도대체 뭐가 문제인지 나 자신에게 자꾸만 되물어보게 된다. 최대한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려고 사람들과의 접촉도 최소화 하고 있는데 도대체 어디서 스트레스를..
2024.03.09 -
우울증 환자가 된지 <287일차>
수면제 복용량을 늘려 한 달가량 약을 먹었다. 늘린 약을 먹는 동안은 꿈도 꾸지 않고, 7~8시간가량은 깨지도 않고 잠을 잘 수 있어 좋았는데 인간관계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날이면, 약을 먹어도 어김없이 효과는 없었다. 역시 꽤나 큰 문제는 내 정신인듯하다. 남들은 술을 먹으면 뇌가 정지가 되다는데 나는 되려 활성화가 너무 잘되어 잠도 못 자고, 오래된 기억까지 다 생각이 나서 아예 먹지 않는 게 제정신거강에 도움이 된다는 걸 새삼 느끼고 있다. 기억하기 싫어 숨긴 기억까지도 끄집어 나올 때면 정말 나란 사람에 답이 없다는 걸 깨닫는다. 좋아하는 술도 못 마시고, 우울증약과 수면제로 버티고 있는 이 몇 달이 너무 괴롭니다. 불편하게 만드는 사람도 정리를 하고 나면, 그래도 전부다 바로 좋아질 수 있는 ..
2024.03.05 -
우울증 환자가 된지 <284일차>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계속 짊어지고 있던 인관계를 내려놓고, 시체같이 바닥에 누워만 지냈다. 점점 살은 늘어나고, 몸은 두 배의 등치가 되었다. 더 이상 이렇게 지내고 싶지 않아 졌다. 내가 잘못한 것도 없는데 왜 자꾸 나 자신이 무너져 혼자 울며 버티는 게 너무 싫었다. 어제 전날 약을 먹지 못해 최악이었다. 잠을 자보려고 운동 한 시간을 했지만, 새벽 2시가 되어도 잠은 오지 않고, 결국 고작 3시간 자고 깼다. 약을 먹으면 보통은 한 시간이면 바로 잠이온 다는데 나는 4시간이 걸린다. 그래서 오늘은 약을 미리 먹고, 한 시간 운동하고, 일기를 쓰고 있다. 신기한 건 일기를 쓰다 보면 더 잠이 빨리 온다는 것이다. 내가 움직여야 변화가 생기기에 어제부터 운동을 다시 시작했다. 하루에 한 시간씩 걷기..
2024.03.02 -
우울증 환자가 된 지 <253일차>
우울증이 조금이라도 차도가 있었더라면 좋을 텐데... 시간이 가면 갈수록 문제가 생겼다. 처음 약을 받아 올 때 수면제는 소량으로 복용 중이었다. 그런데 그 수면제가 이제는 듣지 않는다. 약을 먹고 자도 아주 작은 소리에도 예민해져 깨기 일쑤였다. 결국 오늘 상담을 받으며, 이야기를 했다. 약을 먹고 자도 작은 소리에 쉽게 새벽에 자꾸 깬다고 했다. 지금 먹고 있는 약이 아무래도 소량으로 그럴 수 있다고 했다. 그래서 이번에 수면제 약을 늘려주셨다. 확실히 약을 먹은 지 30분이 지나니 눈이 자꾸만 감겨 지금 정신 차리는 건 조금 어렵다. 약에는 의존하지 말자고 매번 생각했는데.. 몇 달 사이에 이제는 내 상황이 씁쓸하게도 의존 안 할 수 없게 되어간다. 이번 약이 확실한 도움이 되어 끊을 수 있는 계기..
2024.01.31 -
우울증 환자가 된 지 <242일차>
공허함과 불안함 그리고 답답함에 우울증 환자 된 지 242일 차, 이제는 무기력함까지 더 해졌다. 약을 먹지 않은 어제는 새벽 내내 깨어 있었다. 일기를 써볼까도 생각했다가 그냥 다 싫어져 누워 어둠만 깔린 천장만 말똥말똥 쳐다보고 있었다. 그럴수록 머릿속은 복잡했고, 숨은 쉬어지지 않았다. 참다 참다 새벽 4시가 넘어가는 시각, 공황장애 약을 먹고 겨우 잠이 들었다. 하지만, 결국 잡다한 소리 때문에 그리고 아침 7시, 깨어났다. 지금까지 그렇듯 달라지는 건 없었다. 금방 약을 끊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주변 상황은 날 도와주지는 않았다. 일 때문에 사람들과 부딪힐 때마다 숨 쉬는 게 힘들어 약을 밀어 넣기 바빴다. 그러다가 빨리 끝내야 하는 일 때문에 일주일 넘게 약을 먹지 않은 적이 있었다. ..
2024.0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