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 환자가 된지<902일째> 느리지만, 괜찮아.

2025. 11. 10. 22:41diary/감정 쓰레기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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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이 지났지만, 난 여전히 깊이 잠들지 못했다. 나이에 비해 수면제 복용 양이 많다고 경고를 먹은 뒤로 힘겹게 수면제의 먹는 양을 반으로 줄였다. 하지만, 그만큼 잠을 충분히 자지 못했다. 결국 담당의는 내게 우울증 약을 늘려보자고 했다. 그렇게 약을 먹은 지 세 달, 아침마다 정신을 차리는 게 너무 어려워졌다. 몽롱한 상태는 오전 내내 갔다. 문득 약 복용이 늘어나서 그런 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스쳤다. 앞으로도 계속 이런 상태로는 생활 자체가 힘들겠다는 생각에 드디어 큰 결심을 했다. 수면제를 더 줄여보자고… 그렇게 시작한 지 벌써 2주가 됐다. 현재 이틀에 한번 꼴로 수면제를 먹고 있다.
첫날에는 정말 잠도 안 오고 힘들었다. 그럴 때마다 공황장애약 약을 2~3알 정도를 먹었다. 그렇게 서서히 수면제에서 멀어지니, 오전 내내 몽롱했던 것도 자연스레 없어졌다. 여전히 수면제를 먹지 않는 날은 쉽사리 잠에 들지 않아서 공황장애 약을 2일 정도는 먹고 있지만,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느리지만, 조금씩 조금씩 나를 바꿔나가고 있다고…
수면제도 끊고, 우울증 약도 끊고, 시원하게 공황장애 약도 버리는 날이 오길 바라며… 너무 조급해하지 않기로 했다.
이틀 쉬고, 오늘 수면제를 먹었더니 평소보다 약기운이 빨리 돈다.  오늘은 여기까지만 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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