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 환자가 된지 <366일차> 1년, 황당하게 저승길 갈 뻔한 이야기

2024. 5. 24. 01:24diary/감정 쓰레기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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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단지, 몇 달째 극심한 불면증에 시달려 잠이나 좀 자려고 수면 유도제나 먹으려고 병원을 찾았다. 그때까지 내가 심각한 상황이라고는 생각조차 못 했다. 진단받기 전까지는 누구나 살다 보면 죽고 싶다는 생각을 종종 한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특히나, 그때는 친구의 죽음으로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해서 그런 줄 알았다. 종종 찾아오는 슬픔과 죄책감 때문에 답답해져 찾아오는 숨 막힘이라고 생각했다.
의사는 내게 불안장애가 심각한 우울증이라고 했다. 그렇게 우울증 환자가 되어 약을 복용한지 벌써 1년이 되었다.

그러다가 오늘 저세상 갈 뻔한 일이 생겼다. 약이 전날 떨어져 잠도 못 자고 병원에 갔었다. 문제는 극심한 불안장애 때문에 숨이 막혀 약국에서 약을 받자마자 하나 먹었다. 그리고 집 도착해서도 좋아지지 않아 약을 하나 더 먹었다. 그리고 우울증과 수면제를 먹고 잠이 들었다. 그러다가 새벽에 깨서 이상하게 심장이 심하게 두근거리며, 숨이 막혔다. 결국 불안장애 약을 꺼내어 먹고, 화장실을 갔다 나오는데 휘청거리며 비틀거리기 시작했다. 뭔가 잘못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평소 먹던 약통과 새로 받아온 약통, 그리고 처방전을 천천히 확인을 하는데 새로 받아 온 약통이 문제였다. 불안장애(공황장애) 약이 아닌 수면제였다. 그렇게 나도 모르게 수면제를 연달아 4알을 먹었던 것이다. 아찔하다. 그대로 계속 먹었더라면 나는 아마 '수면제 과다 복용!! 비관 자살한 우울증 환자'라는 타이틀로 기사가 떴을 것이다.
그나저나 그 약국은 운이 좋았다. 다른 사람이었으면 바로 고소당했을 텐데...
정신 나간 상태로 약국 가서 약 바꿔 오자마자 기절하듯 오전 내내 자고 일어났는데도 하루 종일 머리가 멍하고 속이 매스꺼웠다. 현재 새벽 1시가 넘었는데 잠이 오지 않고, 과다 복용한 수면제가 문제 될까 봐서 정작 필요한 불안장애 약도 먹지 못하고 있다. 오늘은 이대로 날을 샐듯하다.


앞으로는 약을 받아오면 먹기 전 처방전을 꼭 확인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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