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환자(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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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 환자가 된지<1102일차>
새 약을 복용한 지 6일부터 나의 모든 감각들은 되살아 나기 시작했다. 주변에서 들리는 소리에 예민해지기 시작했고, 잠을 깊게 자지 못했다. 우울한 게 싫어 영화도, 드라마도 전부 코믹물만 봤다. 그런데 별거 아닌데 분명, 눈물이 왈칵 나왔다. 이때부터였던 거 같다. 소리에 예민해지기 시작했고, 그저 슬펐다. 그렇게 이틀간 감정적 스트레스는 최고조의 점점에 섰고, 빈번히 가족들과 잦은 말다툼이 일어났다. 그렇게 가시 돋친 미친 사람처럼 일주일이 지나니, 점점 감정적으로 수그러들기 시작했다. 나 스스로가 점점 무덤덤해지는 게 느껴졌다. 며칠째 서류작성 때문에 하루 종일 머리가 터지게 아픈데, 이 상황에서 분명 과한 스트레스로 인해 짜증이 난무할 텐데 아무렇지 않은 거 보면, 또 이렇게 약에 몸이 잘 적..
2026.05.29 -
우울증 환자가 된지<1094일차>
그동안에 나 자신에게 너무 냉대했던 거 같다. 아직 바뀐 약에 몸이 적응을 끝낸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양을 줄인 약 때문인지, 극도의 긴장 때문이지는 어떤 것도 확신할 수가 없다. 하지만 난.... 낯선 사람, 낯선 공간, 낯선 환경에 극도로 예민하게 반응한다는 걸 이제야 알았다. 어제 바뀐 약을 먹은 지 8일째, 하루 종일 낯선 환경 속에서 머리는 터질 듯이 아팠고 극도의 긴장감에 몸은 피곤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황장애약을 먹지 않고 버텼다. 그런 상황에 평소 같으면 자기 전에 1알 정도는 더 먹는데, 담당 의사 선생님이 말 때문에 먹지 않고 잠자리에 누웠다. 쉽게 잠은 오지 않았지만, 다행히 뒤척뒤척거리면 어찌 잠을 청했다. 하지만 난 결국 3시간도 채 못 자고 지금 이 새벽에 일어나 있다.3시간..
2026.05.21 -
우울증 환자가 된지<1090일차>
하루 만에 적응이 된 건지? 약을 늦게 먹어서 그런지? 알 수는 없지만 바로 잠이 들었다. 아침에 눈이 뜨자마자 드는 생각, '아... 피곤해.'였다. 밤새 꿈을 꿨다. 깨어나면 생각도 안나는 꿈.약을 먹은 뒤로 항상 아침에 약 기운이 안 깨서 멍한 상태였다. 오늘은 밤새 뇌가 활성화해서 그런지, 유달리 더 피곤하고 멍하다. 뭐라도 하면 정신이 깰까 싶어 글을 남겨본다. 오전 10시 반이 넘었는데도 멍한 거 보니, 어제 약을 너무 늦게 먹었나 보다. 약 먹는 시간을 조절해야겠다.
2026.05.17 -
우울증 환자가 된지<1089일차>
의사 선생님과 상담 후, 좀 더 약을 줄여보기로 했다. 그래서 이번에 바뀐 약을 먹은 지 4일 차... 잠이 오지 않는다.1주~2주 동안에는 또 적응해야 해서 힘들 거라 생각은 했지만, 바뀐 약을 먹은 지 이틀 뒤부터 기분이 확 떨어졌다. 수면제를 끊은 뒤에도 꾸지 않던 꿈도 꾸기 시작했다. 이렇게 4일 차가 됐고, 지금 자정을 넘기고 새벽 2시가 되어가는데도 잠이 오지 않는다.당장이라도 끊을 수 있을 거 같아 줄여달라 했는데 내게는 아직 어려운 일이었던 게 아닌가 싶다. 계속 잠을 자지 못했던 지난날이 다시 시작되는 건 아닌지... 두려움 반, 걱정 반이다.2주 동안, 공황장애약에 의존하며 버텨야 하는 건지, 아니면 평소 약 먹는 시간보다 늦은 저녁 11시쯤 먹어야 하는 건지, 머릿속이 너무 복잡해진다..
2026.05.16 -
우울증 환자가 된지<1028일차>
요즘 많이 좋아졌다고 생각했다. 아니 분명 좋아졌다. 수면제도 끊고, 우울증 약 복용량도 평소보다 줄이고, 공황장애 약도 거의 먹지 않았다.아직도 잠드는 게 쉽지 않지만 그래도 5시간 정도는 충분히 자고 일어났다. 별거 아닌 소리에도 예민해져서 잠을 못 자던 게 엊그제 같은데 이렇게라도 자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지, 아마 겪어보지 않는 사람은 모를 것이다.확실히 사람들과의 접촉이 줄어드니깐 계속되는 긴장, 불안감도 줄었다. 하지만 아직도 다른 사람들의 감정에 많이 휘둘린다. 우울증 약을 먹으면 어느 정도 도움이 될 거라 했는데, 이런 부분에 있어 내게는 효과가 없는 거 같다.오늘 지인으로부터 또 다른 지인의 죽은 이야기를 듣고 심하게 가슴이 먹먹했다. 함께했던 지난 시간 속 기억이 떠올랐고, 갑자기 숨 쉬..
2026.03.16 -
우울증 환자가 된지<978일차>
영영 수면제를 끊지 못할 거라 생각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수면제를 완벽하게 끊었다. 가끔 수면제 대신 불안장애약을 먹고 자야 할 때가 있지만, 그래도 지금은 몇 달째 수면제를 먹지 않고 잠을 잔다. 가장 힘들어서 못해낼 거라고 생각해서 그런지 지금의 나 자신이 그저 대견스럽다.숨소리에도 무서웠고, 짜증 내는 소리만 들어도 심장이 막 요동을 쳤었다. 지금은 숨이 막힐 정도로 거슬리지도 않는다. 그래서 잠도 잘 자는 거 같다. 점점 스스로가 안정되어 가는 게 느껴진다. 확실히 불안장애약을 먹는 횟수도 줄었다. 그래서 또 한 번의 작은 용기를 냈다. 의사 선생님께 말해 이번에 우울증 약도 줄였다. 그래서 한동안은 이대로 약을 먹을 거 같다. 마음은 빨리 끊고 싶지만, 생각처럼 되지 않는다는 걸 알기에 지금까..
2026.0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