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 환자가 된지<1111일차>

2026. 6. 7. 14:14카테고리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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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정도 안정기에 들어선 듯하다. 짧게만 자던 잠을 이제는 늦게 자도 충분히 8시간은 자고 일어난다. 큰소리에 날카롭게 신경이 곤두서던 것도, 짜증 섞인 말에 화가 먼저 나던 것도 이제는 아무렇지도 않다.
우울증 약을 먹으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게 '별거 아닌 일에 왜 약을 먹냐'는 거였다. 약을 먹지 말라는 말을 쉽게 내게 했었다. 내가 그들의 말에 휘둘려 행동했다면 나는 지금쯤 어떻게 됐을까를 생각해 본다.
3년 전, 나는 감정 조절도 안 됐고, 모든 게 그냥 다 화가 나 그냥 죽고 싶었다. 주변 사람들의 말에 내가 섣부르게 행동했다면, 아마 내가 먼저 날 놓았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그때 내게 "약을 먹어도 괜찮다.", "나중에 끊을 수도 있다.",  "힘들면 먹는 거다."라고 해줬던 사람들 덕분에 내가 혼자서 잘 버틸 수 있었던 것 같아 늘 감사하다.

오늘은 내가 살아있음에 행복하다고 느껴지는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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