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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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차>우울증 약 복용 끊은지 육일째(2023.06.03)
얼마나 잤을까? 눈이 또 자동으로 떠졌다. 새벽 3시 반, 어제 평소 루틴보다 늦은 취침시간을 생각하면, 결국 3시간 정도 잤다. 수면제를 먹고 다시 눕기에는 애매한 시간, 그래서 그냥 그대로 일어났다. 그렇게 하루를 평소보다 좀 일찍 시작했다. 오늘 하루 피곤에 찌들도록 오전에 4시간 운동을 했다. 우울증 약을 끊은 뒤로 육일째 잠을 제대로 푹 자본적은 없고, 이렇게 격하게 운동을 해도 항상 잠을 못 잤기에.. 오늘은 수면제를 먹을 생각이다. 맑은 날씨에 비해 내 감정은 소용돌이쳤다. 그냥 서러웠다. 가족도, 친구도 아무도 날 이해하려고 하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다. 나는 언제나 그들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이해하려고 했다. 그래서 내가 그들에게 상처를 줄까 봐 무슨 말을 하던 언제나 조심스러웠다. 하지만,..
2023.06.03 -
<10일차>우울증 약 복용 끊은지 오일째(2023.06.02)
저녁부터 향초를 피우고, 불면증에 도움이 된다는 음악을 틀어놓고, 귀마개를 하고, 안대까지 하고 누워 자도 결국 12시가 넘은 시간에 잠에서 깨버린다. 도망치고 싶은 현실 때문인 걸까? 계속 이렇게 버틸 수 있을지 앞으로 걱정이다. 오전에 3시간 운동을 하고, 오후에는 떠밀려서 구덩이 속에서 하루를 보냈다. 아무것도 모르는 일은 한다는 건 너무 힘이 드는데.. 잘할 수 있을까? 잘 모르는 타인과 만나도 불안장애 없이 버틸 수 있을까? 머릿속에서 너무 걱정이 많다. 긴장의 연속 속에서 집에 늦게 들어와 지금 길게 글을 쓰지는 못할 거 같다. 눈이 너무 감긴다. 계속 충분히 자지 못해서 그런지 계속해서 날 더 예민하게 만드는 거 같다. 오늘도 자다가 중간에 깨면, 그냥 수면제만 먹을 예정이다.
2023.06.02 -
<9일차>우울증 약 복용 끊은지 사일째(2023.06.01)
까맣게 잊고 있었다. 오늘이 내 생일인걸.. 전날 본의 아니게 알게 되고, 나이를 확인사살받고 나니 갑자기 서글퍼졌다. 그리고 불안한 인생에 역시나 스트레스로 작용했다. 분명 별게 아닌데 겨우 2시간 정도 자고 일어났다. 향초를 피워봐도.. 불면증 음악도.. 효과가 없어 그렇게 날을 샜다. 아침부터 심장은 두근두근 했다. 이런 날 왜 하필 비까지 내리는 건지 감정적으로 치고 올라오는 감정에 눈물이 났다. 센티해지는 기분을 주체를 못 했다. 현실에서 도망치고 싶어졌다. 하지만 나는 겁쟁이다. 도망도 못 가는,, 바보 겁쟁이. 집착하듯 또 운동을 시작했고, 안정을 찾으려고 노력했지만, 쉽지 않았다. 되려 숨 쉬는 것마저 힘들어졌다. 그럴 때마다 자꾸만 약이 떠오른다. 감정적으로 느슨해지고, 바로 진정할 수 ..
2023.06.01 -
<8일차>우울증 약 복용 끊은지 삼일째(2023.05.31)
새벽 2시 40분, 결국 또 깨버렸다. 향초 효과를 본 건지 알 수는 없지만, 그래도 5시간 정도 잠을 잤다. 계속 3시간도 못 자던 상황에서 약 없이 이 정도면 꽤 잘 잤다고 생각했다. 잠은 안 오지만 계속 누워 있었다. 하지만, 귀마개를 해도 어쩜 그렇게 잘 들리는 건지, 나의 신경에 그저 경이로움을 금치 못했다. 불면증에 좋다는 음악을 켜두고 다시 잠을 청했다. 중간중간 깨져 결국 선잠을 잔 거였지만, 음악은 켜둔 건 나쁘지 않은 방법이었다. 충분하지는 않지만, 나름 잘 자고 일어났다. 하지만, 아침부터 또 가슴이 조여왔다. 하지만, 어제에 비하면 아주 괜찮은 편이었다. 오늘은 어제처럼 긴장하며, 불안에 떨 일은 없어서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삼일째 약을 먹지 않았더니, 확실하게 깨달은 게 하..
2023.05.31 -
<7일차>우울증 약 복용 끊은지 이틀째(2023.05.30)
귀마개를 뚫고 들리는 거슬리는 개구리울음소리, 결국에 새벽 1시쯤에 깨버렸다. 그래도 오늘은 자력으로 4시간은 잤다. 역시나 그 후로 잠을 이루지 못했다. 하지만 억지로 또 누워있었다. 선잠이라도 자두는 게 낫으니깐 버텨보자는 식이였다. 그렇게 6시쯤 일어나 활동을 계시했다. 오늘은 아침부터 정신없이 구렁텅이로 떠밀려 던져져 긴장 속에서 어깨 통증약도 깜박해버렸다. 하던 일을 버리고 새로운 일을 하려니, 내가 잘할 수 있을까?라는 불안감에 가슴이 조여왔다. 언제부터였을까? 난 겁쟁이가 되어 버렸다. 뭐든지 도전했던 젊은 날의 나는 어디로 가버린 걸까? 열심히 살아왔던 인생에 비해 지금의 나 자신이 보잘것없는 가치 없는 사람처럼 느껴졌다. 죽을 때까지 앞으로 버티며, 살아가야 할 날들이 고통처럼 느껴졌다...
2023.05.30 -
<6일차>우울증 약 복용 끊은지 첫날(2023.05.29)
약을 복욕하지 않았더니 역시나, 예민해져서인지 작은 소리도 거슬렸다. 결국 잠에서 깼다. 하지만, 그대로 누워서 다시 잠이 들기를 기다렸다. 약을 먹지 않았기 때문에 억지로라도 자려고 노력했다. 그렇게 3~4번 정도 자다 깨다를 반복하며, 선잠을 잤다. 그렇게 마지한 아침은 피곤 그 자체였다. 몸은 내 의지와 상관없이 늘어졌다. 일어나기도 싫어 오늘 운동은 2시간으로 타협하고 하루를 시작했다. 그동안 입이 마른 게 스트레스 때문인 줄 알았더니, 입 마름은 아무래도 약의 부작용 같다. 약을 먹지 않은 오늘만큼은 입 마름도 심하지 않고, 덤으로 항상 멍하던 머리도 맑다. 오늘은 약을 먹을 생각이었지만, 부작용 때문에 망설여진다. 불안장애 때문인지 하루종일 가슴이 두근거림과 손떨림이 있었지만, 심하지는 않아 ..
2023.05.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