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6. 28. 23:23ㆍdiary/감정 쓰레기통
자꾸만 몸이 처지며, 늘어졌다. 정신적인 문제인 건지? 9시까지 그냥 누워만 있었다. 고개를 슬쩍 뒤로 돌아봤을 때 까만색이 보였고, 그 순간 죽은 반려묘로 착각했다. 이렇게 나는 하루에 몇 번씩 착각하고 있다. 힘내보자고 생각했는데 의욕이 없다. 정신도 차릴 겸 밤새 내린 비로 걱정이 되어, 반려묘를 묻은 장소로 갔다. 오늘따라 죽은 반려묘 ‘타로’를 보러 가는 길에 냥아치들이 졸졸 따라왔다. 쓸쓸하고 외롭던 그 길이 녀석들 때문에 나름 슬프지 않았다. 나를 걱정해 주는 건지 어쩐 거지는 알 수는 없지만… 조금이나마 마음의 위로가 되었다. 눈치 없는 뽀시래기는 상황 파악도 안 되는지 뛰어다니기 바빴고, 어미는 조용히 내 뒤에 앉져서 쳐다보고 있었다. 그렇게 졸졸 따라온 냥아치 두 마리와 함께 같이 앉아 ‘타로’에게 인사를 하고 왔다. 그렇게 집에 돌아 누워 있는데 조금 숨 쉬는 게 답답했다. 어제는 약을 먹지 않았는데 계속해서 머리가 멍했다.
조용히 넘어갈 거 같은 하루는 역시나 날 그냥 내버려 두지 않았다. 자꾸만 의도한 것과 다른 방향으로 치닫고 있었고, 결국 이게 또 과스트레스로 다가와 심장이 쿵쾅쿵쾅 거렸다. 무슨 인생이 이런 건지 오늘은 내 팔자에 대해서 생각하게 됐다. 뭐 하나 쉽게 가는 게 없었다. 다른 사람들 앞에서는 괜찮다는 듯 웃었지만, 계속 스트레스가 심했던 건지 속은 매스껍고, 머리는 어지러웠다. 해결되는 건 하나도 없고, 자꾸만 스트레스만 쌓이는 일만 생겼다. 결국 나는 숨이 쉬어지지 않았다. 그래서 지금 계속 크게 숨을 몰아 쉬고 있다. 어쩜 인생이 이렇게도 평범하지 않는 건지, 내게 경의를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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