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차>우울증 환자가 되었습니다(2023.06.20)

2023. 6. 20. 21:26diary/감정 쓰레기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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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4시 반, ‘퍽’하는 소리에 깨어났다. 언제 잠들었는지 기억도 없다. 너무 피곤해서.. 아픈 애가 어딜 가고 싶은 건지 걸려 있는 링거 줄과 줄다리를 하고 있었다. ‘아, 오줌이구나!’ 그런 생각에 한쪽에는 노묘를 번쩍 들고, 한쪽 손에는 수액을 들고뛰었다. 화장실에 도착하자, 바로 화장실 바닥에 볼일 봐버렸다. 그러곤 다리에는 힘이 없는지 자꾸만 주져 앉졌다. 그런 모습을 보니 또 짠해진다. 너도 많이 힘들겠다. 그렇게 휘청거리며, 힘겹게 혼자서 걸어 방으로 들어가는 모습이 애초롭다. 나도 언젠가는 저렇게 힘없고, 아프겠지. 그때는 참 쓸쓸 해지겠구나 하는 그런 생각이 들었다. 요즘 우울할 세가 없이 바쁜데.. 그래도 불현듯이 우울해진다. 누워 있는 애를 보면, 내 인생마저도 불쌍해진다. 모든 게 다 이렇게 된 게 내가 계속 잘 못 살아서.. 다 내 탓같아서 자괴감에 빠진다.
새벽에 화장실 가고 싶어서 움직여서 이제 좀 괜찮아졌나 했지만, 여전히 하루종일 누워서 그대로 오줌을 누고 있다. 오늘도 역시 나는 빨래만 몇 번을 돌리고 있다. 아픈 노묘를 혼자 두고 나가기는 그렇지만, 곤히 자는듯해 일이 있어 오전에 나갔다 왔다. 그사이에 누워있던 녀석은 여기저기 많이도 오줌을 누고 다녔다. 치워도.. 치워도.. 끝이 없는 거 같다. 하루를 정리 겸 이 글을 쓸 때면, 묘하게 가슴이 답답해진다. 너무 많은 걸 생각해서 그런 걸까? 내가 이상한 거겠지.. 좋은 생각 좋은 글을 보려고 노력하지만, 내가 보는 세상은 언제나 삐뚤어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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