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차>우울증 환자가 되었습니다.(2023.06.17)

2023. 6. 17. 21:24diary/감정 쓰레기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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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 약 끊은 지 19일째였던 어제 일기 쓰고, 자려고 누웠는데 잠이 오지 않았다. 심장만 요란하게 뛰었다. 괜찮아지겠지..? 잠들겠지..? 했는데 새벽 12시가 넘도록 잠을 자지 못해 결국 신경안정제를 먹었다. 그렇게 얼마 지나지 않아 잠에 빠졌고, 눈을 떴을 때 새벽 5시 반을 넘어가고 있었다. 어제의 신경안정제 약 성분이 남아있어서 그런지 머리는 멍했고, 눈을 떴을 때부터 심장이 심하게 쿵쾅쿵쾅거렸다. 그때 이건 아니다라는 걸 직감했다. 그래서 공황장애 약을 먹었다. 그리고 계속해서 잠은 쏟아졌다. 이 와중에 입에 침이 흐르는 노묘가 눈에 들어왔다. 부랴부랴 병원을 데려갔고, 신부전증이라는 검사 결과에 펑펑 울었다. 요즘 내가 너무 정신이 없어 많이 신경 쓰지 못했다. 너무 미안했다. 바보같이 신부전증이 될 때까지 왜 눈치를 못 챈 건지.. 아픈 내가 누굴 돌보고 있는 건지.. 참 한심했다.
약 때문인지 너무 졸린데 병원에서 링거 맞고 있던 노묘를 그대로 링거 꽂은 체 데려왔다. 링거가 다 들어가면 새 링거를 바꿔줘야 해서 버티고 있다. 케이지에 가두면 이빨로 케이지를 물어뜯고, 밖으로 나가겠다고 울고불고해 대는 통에 꺼내줬더니, 결국 본인 좋아하는 캣타워에 올라가서 자고 있다. 갑자기 움직여 바늘이나 링거 빠질까 봐서 나는 걱정인데, 본인은 마냥 행복해 보인다. 그래 너라도 행복하면 됐다. 지금 심하게 졸리는데 나는 어떡하냐; 세상 편하게 자는 모습이 참 얄밉다. 오늘은 참 다산다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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