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차>우울증 환자가 되었습니다.(2023.06.18)

2023. 6. 18. 21:04diary/감정 쓰레기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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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쏟아지는 잠을 이기지 못하고, 잠이 들었다. 노묘의 울음소리와 뭔가 뚝뚝 떨어지는 소리에 깼다. 저녁 11시 40분 노묘는 캣타워에서 그대로 오줌을 누고 있었다.  오줌은 흘러 바닥으로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수액도 이미 다 들어간 상태 부랴부랴 새 링거를 찾는데 아무리 찾아도 안 보여서 헤맸다. 분명 들고 왔는데.. 기억을 못 하고 있었다. 우울증 약과 공황장애약을 먹을 때도 그랬는데 어느 약이 문제가 있는 건지 정확하게 판단하게 어렵지만, 기억에 문제가 생기는 거 같다. 전에도 자꾸 내가 뭘 하려고 그랬지? 하면서 기억하지 못하는 일이 있었다.
아무튼 그렇게 몇 분을 약만 미친 듯이 찾고 다녔고, 다행히 찾았다. 링거를 꽂고, 기운 없는 애를 케이지에 다시 넣으려고 하자, 기운 없던 녀석이 또다시 울부짖으며. 케이지를 이빨로 물어뜯었다. 이대로 그냥 자려고 했지만, 멈출 생각이 없었다. 결국 꺼냈고, 링거를 부착한 체 그냥 두고 잘 수는 없어 결국 링거를 분리했다. 그런데 이게 문제가 될 줄은 몰랐다.
두세 시간 정도 잤나? 녀석이 여기저기 오줌 싸고 다니는 바람에 깨어났고, 링거를 다시 연결했다. 그렇게 오전 내내 잘 들어가고 있는 줄 알았던 수액은 들어가지 않고 있었고 결국 다시 분리를 했다. 발은 퉁퉁 부어 있었다. 아마 밤새 돌아다니면서 바늘이 빠진 듯했다. 내가 제정신이었으면, 이런 일은 없었을 텐데.. 이 모든 게 다 내 탓만 같아서.. 미안해서.. 또 눈물이 났다. 한참을 울다 보니, 계속 울고만 있을 수 없었다. 어떻게든 수액을 맞게 해야만 한다는 생각에 바늘을 건든다는 게 겁이 났지만, 점점 처저가는 모습이 더 무서워 바늘을 손대기로 했다. 결국 테이프를 뜯어 확인해 보니, 다행히 연결된 바늘이 앞으로 나와 빠져 있어, 살짝 밀어 넣어주고, 다시 링거를 연결해 줬다. 하루종일 눈을 떼지 못하고 있다. 그러고 보니 3일째, 운동도 못하고 있다. 녀석만큼이나 내 상태도 안 좋은데.. 어제 먹은 공황장애 약이 오늘도 남아 있었는 건지 머리가 멍하다.
움직일 때마다 바늘을 건드는 건지 수액이 생각보다 적게 들어가고 있다. 시간 틈틈이 주사기로 물을 억지로 먹이고 있지만, 여전히 몸을 잘 가누지 못하고 있다. 오줌도 누워 있는 채 그대로 배출하고 있다. 오늘을 버틸 수 있을지 걱정이다. 너무 답답하다. 나는 왜 항상 이모양인 건지.. 후아~ 가슴이 조여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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