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7. 2. 21:27ㆍdiary/감정 쓰레기통
새벽 2시 반에 일어나 부부동반으로 여행 가신다는 부모님을 모셔다 드리고, 들어온 뒤로 잠이 오지 않았다. 되려 배만 고플 뿐.. 새벽 4시에 밥을 먹고, 달달한 케이크 한 조각까지 먹고 나니, 너무 졸려 한숨 잤다. 그리고 일어났더니 아침부터 묘하게 심장이 뛰며, 불안장애가 시작되었다. 안 먹고 싶은데 결국 공황장애약을 먹었다.
밖에 날씨가 생각보다 좋아서 이불 빨래를 하기 시작했다. 계속 바보처럼 울며, 하루하루를 무의미하게 지낼 수는 없었다. 그래서 정리 못하고 있던 반려묘의 짐을 하나씩 하나씩 정리하기 시작했다. 반려묘가 죽고, 7일 동안 멈춰 있던 시간이 비로소 움직인 것이다. 녀석이 쓰던 방석이며, 수건이며, 장난감이며, 하나씩 하나씩 정리해 갔다. 그동안에 치우지 못하고 그대로 엎어놓은 화분도, 캣타워에서 쌌던 오줌도, 25일 만에 이제야 선반을 다 끄집어내어 쓸고 닦고를 시작했다. 그때 녀석 상태가 너무 좋지 않아 계속 주시하느라 바로바로 치우지 못했었다. 그렇게 반려묘가 죽고 나서 그동안에 계속 누워 무기력하게 있었는데.. 오늘은 자꾸만 쓸데없는 일을 만들며, 그냥 가만히 있지를 못하고 있다.
오후 4시가 되어갈 때쯤 죽은 반려묘 ‘타로’를 보러 갔다. 매일 같이 출근 도장을 찍고 있지만, 갈 때마다 못해준 것만 생각이 나서 매일 쭈그려 앉아 울다 온다. 별 볼 일 없는 나 같은 사람 만나 15년 동안 고생만 하다 보낸 거 같아, 자꾸만 마음 한 구석이 아프다.
하루종일 쓸고, 닦으며 어느 정도 얼추 정리가 되어가니, 갑자기 책상 위치를 바꿀까? 그런 생각에 나는 지금 멍 때리고 있다. 아무래도 오늘은 살기 위해 몸부림치는 날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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