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2시간씩걷기>를 시작한지 60일 째 /2022.12.20

2022. 12. 20. 23:27diary/가끔 쓰는 운동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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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시작은 운동 목적이 아니었다. 언제나 내 그림을 좋아해 주던 소중한 친구의 죽음으로 인해 내게 찾아온 우울증 때문이었다. 책상 앞에 앉져 있으면 있을수록 시작되는 슬픔에, 죄책감에 정신적으로 자멸해 갔다. 함께 해온 시간만큼 시도 때도 없이 스며드는 친구와의 추억은 자꾸만 내 마음을 아프게 만들었다. 죽기 전에 했던 친구의 말들이 내 머릿속에서 떠돌기 시작했다. 그렇게 점점 숨이 막혀왔다. 그때 문득 '이러다간 내가 죽겠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집 밖을 나와 무턱대고 산으로 향했다. 내가 숨 쉬며, 살기 위해서 시작한 게 바로 걷기였다. 처음에 길을 따라 오를 때마다 나는 목 놓아 울었었다. 죄책감에... 미안함에 그렇게 아무도 없는 숲속 산길에서 내 슬픔을 털어냈었다. 그렇게 하루 이틀 걷기 시작하니 조금은 내 숨통이 틔는 거 같았다. 그래서 그냥 운동이나 하자는 생각으로 시간을 정하고, 하루에 2시간씩 걷기를 했다.
말은 쉬어 보여도 생각보다 매일 2시간씩 걷는다는 게 내게는 너무 힘들었다. 특히나 갔다 오면 너무 피곤해서 책상에서 웅크려 자기 일쑤였다. 그렇게 2주가 지나고, 3주가 되어가니 아침에 일어나는 게 제일 힘들던 몸이 가벼워지기 시작했다.
무슨 일이 있어도 2시간씩 걷기는 매일 같이 꼭 지키려고 노력했지만, 원래부터 생리통이 유독 심했던 차에 매달 찾아오는 생리주기 앞에서는 가차 없이 무너졌다. 정말 딱 생리주기 중에 2~3일 정도만 걷기를 하지 않고, 그 외에는 2시간씩 걷기를 지켰다. 또한, 식사량 조절을 같이 병형 했다. 밥을 먹지 않으면, 편두통이 심하게 오는 편이라 식사는 거르지 않는 방법으로 한 끼에 먹는 양을 절반으로 줄여 세 끼를 꼬박꼬박 챙겨 먹었다. 먹는 것에는 언제나 진심인 나였기에 당기는 날에는 주전부리도 먹어줬다.

그렇게 60일째 되는 오늘 나는 7kg을 감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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