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7일차>우울증 환자의 쓸 때 없는 글

2023. 10. 7. 22:47diary/감정 쓰레기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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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시간마다 찾아오는 과호흡은 좋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계속해서 의사는 내게 노력해야 한다고 한다. 최대한 약에 의존하지 말고, 이겨내야 한다고 했다. 친구는 내 성향도 모른 체, 사람들도 만나며, 정신없이 바쁘게 살면 자연스레 괜찮아질 것이라고 했다. 모두들 내가 의지가 약한 나약한 그런 사람처럼 말을 했다. 그때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정말 이들은 나를 똑바로 보고 있는 걸까? 자신의 기준에 날 가두고 보는 게 아닐까? 나는 언제나 약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려고 노력했다. 산으로 산책도 다니며, 4시간씩 격한 운동도 해봤다. 또한 정신없이 바쁘게 살면 된다는 말에 정말 잠도 못 자면서 쉬는 날도 없이 미친 듯이 일을 했었다. 하지만, 그 어떤 것도 내게는 도움이 되지 않았다. 되려 이 모든 노력들은 내게 과한 스트레스로 작용했다. 이미 망가진 정신은 내 의사와 노력과는 상관없이 모든 것에서 집착하듯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다. 그 누구도 지금의 날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곁다리로 난 늘 부스적인 존재였다. 그래서 지금까지 난 살아있어 행복하고 감사하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다. 하지만, 그런 별 볼 일 없는 하찮은 내 인생도 나는 괜찮다고 생각하며 살았다. 그래도 죽지 않고, 존재하는 이유가 있어 이렇게 살아 존재하는 거라고 생각했으니깐.. 그런데 그런 내가 노력도 안 하는 나약한 존재로 보는 이들의 말이 오늘따라 거슬린다. 조금 웃기지 않는가? 내 생각을 물어본 적도, 알고 싶지도 않으면서, 자신의 기준에 맞춰 생각하고 판단해 결론짓 것에 화가 치밀어 올라와 쓸 때 없이 그냥 글쩍여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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